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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논평] 버스 준공영제 개혁, 공염불로 머물러선 안 된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등록 2026-02-09 11:29:16
  • 수정 2026-02-09 11: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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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선거 앞두고 버스 준공영제 개혁 핵심 의제로 다뤄야



작년 11월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제도 개선을 요구했던 경실련과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올 초 버스파업을 계기로 준공영제 개혁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준공영제는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투입 대비 성과가 불투명하고, 책임과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제도는 명분만 남은 채 ‘공염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시장의 정치적 결단 없이는 개혁이 불가능한 만큼, 이번 선거에서 각 후보는 정쟁이 아닌 구조개혁의 내용으로 경쟁해야 하며, 구체적인 ‘서울형 공공교통 개혁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파업 국면은 통상 노사 갈등으로 축소되기 쉽지만, 이번에는 준공영제라는 운영체계 자체의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는 이번 논란이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 오랜 기간 누적돼 온 구조적 문제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파업 상황에서도 최소 운행을 보장하기 위해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이는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시민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공공버스 확대 같은 대안에 대해서는 재정 부담과 정책의 즉흥성을 거론하며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후보군들도 각기 다른 해법을 언급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수익성이 낮은 노선의 공공버스 전환 검토와 교통 소외지역 연결망 보강을 주장하며, 준공영제의 재구조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도됐다. 전현희 의원은 현행 준공영제가 수익금 공동관리와 전액 보전 구조를 통해 비용 절감과 서비스 개선의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노선입찰형 준공영제 같은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숙 전 의원은 공공버스 확대와 같은 접근을 세금 낭비 또는 포퓰리즘으로 비판하며 재정 부담 프레임에서 논쟁을 전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후보들이 다양한 방향의 해법을 언급하고 있으나, 핵심은 특정 제도를 단편적으로 옹호하거나 낙인찍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지키는 구조개혁을 설계하는 데 있다. 특히 파업 재발 방지 대책을 권리 제한의 문제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시민 피해 최소화와 노동 조건, 안전 투자, 분쟁 조정 구조를 함께 묶어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후보 간 공개 정책토론을 제안한 바 있는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특정 인물이나 특정 정당의 형식이 아니라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함께 책임질 개혁의 원칙이 선거 국면에서 확인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준공영제 개혁은 어느 한 정치인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따라서 우리는 서울시장 후보들과 현직 시장에게 다음과 같은 책임있는 입장 제시를 촉구한다. 우선 모든 후보는 버스체계 개편 논의에 참여하고 선거 전 공개적으로 입장을 제출해야 한다. 파업과 요금, 노선 문제는 곧바로 시민의 삶을 흔드는 사안인 만큼, 후보들은 단편 공약을 던지고 끝낼 것이 아니라 서로의 안을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또한 재정 투명성과 책임성 없는 개편은 무의미하다. 표준운송원가 산정 과정과 항목별 근거, 감사 및 사후검증 체계를 제도화하고, 사업자의 비용 계상, 배당 구조, 통상임금 등 재정 요인을 투명하게 공개·검증할 수 있는 독립적 검증 체계를 제시해야 한다.


 준공영제 논쟁의 핵심은 예산의 크기만이 아니라 정산 구조가 비용 절감과 서비스 개선을 유인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는지 여부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후보들은 “준공영제 유지냐 폐지냐” 같은 단답형 구도를 넘어, 공공이 책임져야 할 필수노선의 범위와 노선 조정 권한, 경쟁 도입과 공공성 확보의 결합 방식, 요금과 환승, 마을버스 등 생활교통까지 포함한 통합적 설계도를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논의는 선거용 공약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시민, 노동자, 전문가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 버스를 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시민의 목소리, 운행과 안전을 책임지는 노동자의 현실, 교통·재정 전문가의 검증이 함께 보장되는 숙의형 공론장과 정책결정 로드맵을 공약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래야 선거 이후에도 책임 있게 이행되는 개혁이 될 수 있다.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는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과제다. 이 사안을 상대를 공격하는 정쟁거리로 삼는 순간, 시민의 일상과 재정 부담은 되풀이될 뿐이다. 경실련은 모든 서울시장 후보가 정쟁을 멈추고 구조개혁의 내용으로 경쟁하며, 선거 이후에도 이행 가능한 개혁 로드맵을 시민 앞에 분명히 약속할 것을 촉구한다.

2026년 2월 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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