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승민·조국·김부겸의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 사람은 다른 출발선에서 정치를 다시 바라보고 있지만, 결국 향하는 곳은 하나다. ‘정치적 존재감의 재입증’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늘 보수 정치의 변방에 서 있었다. 개혁보수를 외쳤고, 대통령과 맞섰으며, 원칙을 내세워 정치적 외로움까지 감수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도에서의 지지율 부상은 단순한 인지도 효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는 ‘보수의 배반’에서 ‘보수의 진주’로 복귀하려 한다. 하지만 현실 정치에서 원칙은 종종 가장 값비싼 정치자산이다. 유승민이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좁은 길’이었다. 여전히 보수가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지 의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의 계산이 끝나야만 그에게 길이 열린다. 

조국 전 장관의 출옥과 정치 재개는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었고 한국 정치의 뜨거운 논쟁을 다시 불러냈다. 그에게 향하는 비판의 강도는 아직 낮아지지 않았고, 정치적 상처의 흔적은 유권자 인식에 깊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그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부산과 TK로 예사롭지 않는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는 스스로 정치적 심판대에 다시 오르기를 선택했다. 그러나 지지층은 그를 불러냈지만, 반대 진영은 여전히 날을 세운다.

조국의 성패는 ‘억울함의 정치’를 넘어 설득의 정치로 전환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정치는 감정의 복원만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김부겸 전 총리는 한국 정치에서 보기 드문 이력의 정치인이다. 대구에서 당선된 민주당 정치인. 지역주의와 맞서왔고, 정쟁보다 상식과 균형을 앞세웠다. 그러나 정치를 마치면서 어렵게 닦아놓은 텃밭을 포기했다. 조용한 야인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조용한 품격은 때로 존재감의 감소를 의미한다.

내년 지방선거는 또다시 그의 출마를 충동질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출마하는 것은 혼란한 정치의 중심에서 진보의 약점인 ‘부수의 TK'에서 ‘중도의 좌표’를 다시 그릴 기회가 될 수 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강력한 야권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김 전 총리는 TK에서 여전히 강력하고도 유효한 카드다. 보수 성지에 진보의 깃발을 꽂을 절호의 기회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김 전 총리에게 그런 열정과 에너지가 남아 있느냐 이다.

유승민, 조국, 김부겸 이들 세 사람의 행보는 대조적이지만 이제 공통의 질문을 받아들고 있다. ‘지금, 한국 정치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가.’ 유승민은 정치적 신의를 저버린 대통령을 배반한 자, 조국은 사회적 정의를 저버린 자, 김부겸은 정치적 텃밭을 버린 자로서 마지막 호소가 먹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