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의 막이 내리는 순간, 관객은 박수를 보내지만 배우는 묵묵히 퇴장한다. 그들의 발걸음은 늘 조용하다. 10월, 우리 곁을 떠난 중견 배우들의 이름을 떠올리며 그 ‘조용한 퇴장’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배우 박상조. 그는 늘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었다.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보여준 묵직한 존재감, 그리고 수많은 사극 속에서 인물의 근육과 호흡을 살려냈던 연기력. 그는 대사보다 침묵이 더 깊었던 배우였다. 이제 그 침묵이 영원한 쉼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연극 무대에서 인생을 보냈던 최정우는 무대라는 공간의 신성을 믿었던 사람이다. 조명과 숨결, 그리고 배우들의 호흡이 만들어내는 한 편의 기적 속에서 그는 살아왔다. 드라마로 옮겨가도 그 ‘연극의 체온’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부고는 마치 오래된 극장의 불이 꺼지는 듯한 쓸쓸함을 남겼다.
영화 《극한직업》의 배우 송영규, 그는 여전히 뜨겁게 살아 있던 나이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웃음과 진지함을 오가는 그의 얼굴은, 우리가 ‘중년 배우’에게 기대하는 깊이 그 자체였다. 그는 인간을 연기했지만, 결국 인간의 덧없음을 먼저 보여주고 떠났다.
사극의 산증인 김주영은 《조선왕조 500년》과 《용의 눈물》에서 시대의 혼을 담아냈다. 그의 목소리에는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세월의 결이 있었다. 병마와 싸우다 눈을 감았지만, 그가 남긴 대사 하나하나가 우리 시대의 기록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배우 이주실. 여든이 넘어도 여전히 현역으로 남아 있었던 그는, 그 나이에도 ‘배우란 무엇인가’를 몸으로 보여주던 사람이었다. 드라마 속 그의 얼굴에는 늘 인간의 고요함, 그리고 품격이 있었다. 죽음조차 그 품위를 흔들 수 없었다.
그들의 이름을 떠올리며, 나는 ‘배우의 죽음’이란 결코 단절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들은 떠났지만, 그들의 표정 하나, 눈빛 하나가 우리의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 움직인다. 그것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우리 시대를 지탱하는 감정의 유산이다.
무대의 막은 내렸지만, 배우의 생은 끝나지 않는다. 그들이 남긴 장면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는 인간의 숨결을 본다. 그것이 배우의 마지막 퇴장이 우리에게 남긴 ‘예술의 존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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