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밤, 등골을 타고 흐르는 한기는 꼭 귀신의 손길에서만 오지 않는다. 때로는 사람의 얼굴, 사람의 말, 그리고 사람의 선택이야말로 가장 차가운 공포를 만든다. 《트라이앵글》, 《미저리》, 《한니발》— 세 편의 영화는 서로 다른 장르적 옷을 입었지만, 그 속살은 한 가지 질문으로 연결된다. "인간은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가?"
《트라이앵글》의 배경은 끝없는 바다 위, 표류하다 오르게 된 거대한 여객선이다. 이 배는 시간의 흐름이 꼬여 있는 심연이다. 한 번 내린 선택이 다시 반복되고, 반복 속에서 인간의 민낯이 드러난다. 귀신 한 마리 등장하지 않지만, 주인공의 심리와 상황의 덫은 그 자체로 미로 같다. 이 영화가 남기는 오싹함은, 운명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인간의 숙명이다.
반면 《미저리》는 공간을 극도로 좁힌다. 폭설 속 외딴집, 부러진 다리, 그리고 한 사람. 주인공을 ‘구해준’ 팬은 자신이 원하는 결말을 위해 작가의 삶 전체를 편집하려 한다. 창문 밖 세상은 멀고, 문 앞에는 광기의 미소가 있다. 여객선의 넓은 복도가 주는 공포와, 방 한 칸의 폐쇄감이 주는 공포는 다르지만, 둘 다 도망칠 수 없다는 절망은 같다.
《한니발》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탈출’이라는 목표마저 허물어뜨린다. 한니발 렉터는 잡혀야 하는 범인임에도, 관객의 시선을 붙드는 매혹적인 인물이다. 그는 교양과 지성을 무기로 상대를 유혹하고, 그 마음을 갈가리 찢는다. 이 영화는 공포를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포에 매혹되는 위험한 심리를 드러낸다.
세 편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옭아맨다. 《트라이앵글》은 시간의 굴레로, 《미저리》는 공간의 감옥으로, 《한니발》은 매혹이라는 사슬로. 그리고 이들이 공통으로 보여주는 것은, 괴물보다 무서운 건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귀신은 영화가 끝나면 사라지지만, 사람의 얼굴을 한 공포는 영화가 끝나도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 여름밤, 이 세 편을 차례로 본다면, 스크린이 꺼진 뒤에도 연휴 내내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을지 모른다.
李대통령, 손정의 손잡고 'AI 산업의 미래' 논하다
이재명 대통령, IOC 커스티 코번트리위원장과 국제 스포츠 협력 방안 논의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대통령실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커스티 코번트리(Kirsty Coventry) 위원장을 만나 한국과 IOC 간의 국제 스포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이웃을 돕기위한 자선남비, 2025년에도 딸랑거리다
홍콩 역사상 최악의 대형 화재...인명 피해가 계속 발생
지난 26일 홍콩 타이포 지역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해 홍콩 역사상 최악의 대화재로 기록되게 되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화재로 숨진 소방관과 희생자 가족에 위로를 표했으며 피해 최소화를 촉구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건물 여러 채가 화염과 연기에 휩싸여 있었는데 건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