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연예인의 결혼..."묻지마세요 몇 번 했느냐고?"
  • 이진별 편집장
  • 등록 2025-06-12 05:10:13
  • 수정 2025-06-12 05:10:51

기사수정

결혼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라 '일생 단 한 번의 결혼'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그 변화는 연예인을 통해 가장 먼저 포착된다. 유퉁, 박영규, 이상아, 엄영수. 이들 이름 옆에 따라붙는 '결혼 횟수'는 언제나 관심을 끈다.


68세인 유퉁은 무려 8번 결혼하고 8번 이혼했다. 그가 결혼한 상대는 국내 여성뿐 아니라 몽골 여성까지 포함되며, 연령 차이도 수십 년에 달했다. 대중은 그를 기행적 인물로 보기도 하지만, 유퉁 스스로는 “사랑에 늘 진심이었다”고 말한다. 비난이든 호기심이든, 그의 삶은 '사랑은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던진다.


지금도 유퉁은 사랑이 찾아오면 9번째, 10번째 결혼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생각이 바뀌었는지, 다시는 재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말을 믿든지 말든지 그건 대중의 생각에 맡긴다. 


올해 73세가 되는 배우 박영규는 세 번의 결혼을 겪으며 조용히 자신만의 삶을 이어왔다. '순풍산부인과'의 유쾌한 아빠 이미지 뒤에, 그는 결혼과 이혼의 고단함을 조용히 통과해온 사람이다. 박영규의 삶은 “좋은 연기와 좋은 결혼은 별개의 문제”라는 현실을 드러낸 면도 있다.


2004년 아들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큰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연기와 가수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난 2019년 ‘데미 무어’와 닮았다는 25살 연하 아내와 재혼했다. 4혼을 한 박영규는 현재의 아내가 전남편과 얻은 딸을 두고 행복을 만끽하며 잘 살고 있다는 소문이다.


하이틴 스타로 이름을 날린 이상아 역시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으며 많은 편견에 맞서며 더욱 강한 자립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상아는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원하고, 선택이 틀릴 수는 있어도 그 자체가 죄는 아니다”고 말한다. 


이상아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 후 전 남편에 대한 복수심으로 두 번째 결혼을 선택했지만 두 번째 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회상하며 축의금을 빼앗긴 이야기를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내 꿈은 나만의 가족을 만드는 것이고 나도 좋은 사람과 결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코메디언 엄영수(73), 강연가로 변신한 그는 세 번의 결혼을 겪으며 '결혼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사랑에 도전한 것'이라는 새로운 정의를 내놓았다. 지난 2021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0세 연하의 재미교포 의류 사업가와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는데 결혼과 이혼의 경험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삶의 태도 자체다.


코미디언 임하룡은 "우리나라 재혼 문화가 엄영수 때문에 활성화됐다"고 했지만 엄영수는 "한 번 결혼해서 끝까지 산다고 꼭 행복한 게 아니다. 네 번 결혼해서 훨씬 더 행복할 수도 있다"며 "결혼에 대해서는 누구도 함부로 단언할 수 없다"고 4번 결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결국, 인생은 ‘몇 번 실패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계속 살아가는가’를 묻는 여정이다. 그 여정에 있어, 이들 연예인의 삶은 결혼과 사랑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좁은 문을 조금이나마 넓혀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