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칼럼> '개혁 대통령이 되려면...'
  • 이진별 편집장
  • 등록 2024-11-30 14:59:29
  • 수정 2024-11-30 17:58:00

기사수정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동안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을 정도로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컸지만 정부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4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를 넘어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개혁이란 말을 부쩍 자주 널리 

빌어쓰고 있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말했다. YS는 민주 투사로 

민주화를 쟁취, 성공한 혁명가가 되었으나 정작 대통령으로서는 실패한 대통령이 되어 

초라하게 물러난 것을 빗대어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이 그저 ‘개혁이란 말이 좋은 말이라는 것을 어깨너머로 들어 기억하고 ‘개혁’이란

 이미지를 덧씌운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름대로 정치, 경제, 사회제도에 대한 남다른 사명감이 발현되어 4대 개혁을 외치고 

개혁에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세력을 반개혁세력으로 규정하고 싶어하는 듯 하다. 

그런 맥락에서 ‘카르텔’이란 말로 반개혁세력을 왕따시키는 전략으로 나가고 있다.


한가지를 보면 열을 아는 것이 동서고금이 이치라 의료개혁이 그렇다. 의대증원 2000명에 

반발해 사직하거나 휴학한 의사와 전공의, 의대생들을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으로, 카르텔, 

악마화해 언론과 하나가 되어 공격했다. ‘정부는 의사를 못이기고 의사는 국민을 못이긴다’는 말로 의사들을 반개혁세력으로 몰아부쳤다.


윤 대통령의 1호 개혁인 의료개혁은 이미 총체적인 실패다. 다수 국민들이 의대증원을 

지지한다고해서 의대증원 2000명 과정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수 천 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것을 결코 보상할 수 없다. 의대증원 정책을 국민여론에 맡기는 것이

중우(衆愚)정치에 다름아니다. 


지금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10%에서 20%를 넘나들면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국정을 

초조하고 떠밀리 듯이 감당하고 있다. 국정지지율은 국정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결과이지 

의료대란의 결과는 분명 아니다. 그러나 의료개혁은 목적도 좋아야 하지만 과정도 

합리적이어야 한다.


윤 대통령이 4대 개혁을 부르짖기 전에 윤 대통령 자신이 되어야 한다. 

개혁을 부르짖은 대통령이란 최소한의 이미지라도 가지려면 집권후반을 이끌 

내각과 참모진을 어떤 면면으로 채우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치에 상당한 권한을 가진 총리와 내각을 구성, 지난 2년반을 과감하게 부정하고 

새로운 2년반을 맡기는 것이 하야, 탄핵, 임기단축 개헌의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다. 


권영세, 주호영, 이정현, 나경원, 정진석, 이창용...그들은 개혁대상이지 개혁깃발을 들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대통령 재선에 도전할 것도 아니면서 더 이상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 

더 가진 것도, 더 잃을 것도 없는 윤 대통령은 궁여지책으로 차라리 유승민, 안철수, 이준석 중 하나를 총리로 내세워보라. 중도층이 조금이라도 움직이지 않겠나...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