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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광화문의 현판, 한글, 한자 같이 걸면...”
  • 이진별 편집장
  • 등록 2024-10-11 23:29:29
  • 수정 2024-10-12 04: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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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n style="font-size: 12px;">개인블로그 사진 캡쳐>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얼굴이라고 한다. 혹자는 얼굴이 아니라 심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곳에는 세종대왕이 모셔져 있고 이순신장군이 자리하고 있으니 얼굴도 맞고 심장도 맞을 것 같다. 이 두 위인은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위대한 영웅으로 인정하고 있다. 


얼굴도 좋고 심장도 의미가 있는 광화문의 현 주소인데 그 광화문의 현판을 놓고 여전히 다양한 의견들이 많다. 그만큼 우리 문화가 다양해졌고 문화가 건강해졌다는 말도 된다. 현재 광화문 현판은 한자로 ‘光化門’이라고 씌어져 있다.  


광화문 현판은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한글로 걸려 있다가 원형 복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2010년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의 한자 현판으로 바뀌었다가 2012년 문화재위원회(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경복궁 영건일기’를 토대로 검은색 바탕에 금색 한자 현판으로 걸려있다. 


최근 한글날을 계기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광화문 현판을 또다시 한글로 달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고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다시 논쟁의 장으로 나왔다. 


광화문 현판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부심과 자존심,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 등이 고려된 내용과 방향으로 만들어져 걸려 있어야 한다. 한글로 씌인 광화문과 한자어로 씌인 광화문을 보고 국민들이 느끼는 느낌은 어떨까? 한글로 씌인 광화문을 보고 자부심을 느끼는 국민이 있는가 하면 한자로 씌인 광화문을 보고 감동을 느끼는 국민도 있다.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한 나라의 문화의 가치는 역사성과 일체성을 중요시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획일성이 강요되어서는 안된다. 한글날이 되면 완전 한글화를 부르짖지만 한글속에 녹아있는 한자문화의 영향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는 없다.


한글의 중요성 때문에 한글전용 운동을 벌인다고해서 모든 길거리의 간판까지 강제로 한글로 바꿀 수는 없고 그런 차원에서 광화문의 현판까지 또 바꿔달아야 하는가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이 가을에 광화문 일대를 거닐다가 ‘光化門’이라고 씌인 현판을 보고 자존심이 상하는 국민이 많다면 바꿔달 수도 있다. 그러나 ‘빛이 널리 비친다’는 의미로 세종임금이 헌액한 ‘光化門’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빛이 널리 비치기’를 소망해 본다면 ‘光化門’으로 걸려 있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듯 하다. 


만약 ‘光化門’이나 ‘광화문’이냐를 놓고 계속 갈등을 일으킬 바에는 아예 ‘光化門’과 ‘광화문’을 같이 거는 방법은 어떨까? 하도 답답해서 해보는 소리다. ‘光化門’이냐 ‘광화문’이냐를 놓고 갈등을 일으키는 걸 보면 우리 국민들이 문화에 너무 배부른 탓인 것 같기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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