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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 하늘을 지킨 ‘F-4 펜텀 전투기’를 기억한다.
  • 배택훈 전문기자
  • 등록 2024-09-19 17:19:49
  • 수정 2024-09-28 07: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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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영공을 지킨 팬텀에 감동하여 그 역사를 찾아 글을 쓴다."



F-4팬텀(Phantom)전투기가 지난 6월 7일, 수원 공군기지에서 55년간의 영공임무를 마치고 명예롭게 퇴역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원식 국방장관, 공군참모총장과 역대 공군참모총장, 한미연합부사령관, 합동참모차장,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했다. 역대 팬텀기 조종사•정비사들과 방산업체 주요 관계자들도 팬텀의 마지막 비행을 보기 위해 참석하였다, 7명의 국회의원들도 참석했다. 

 

이날, 팬텀기를 대신할 후배 KF-21 전투기 2대의 호위를 받으며 마지막 비행을 마친 2대의 F-4E 팬텀이 행사장에 들어오는 동안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팬텀기의 퇴역을 축하하기 위해 화려한 축하 기동을 하였다. 이어 팬텀기의 임무를 부여받은 후배 전투기인 F-16, KF-16, FA-50, F-15K, F-35A가 순서대로 행사장 상공에 진입해 축하 비행을 했다. 신원식 장관은 축사에서 “팬텀과 함께한 지난 55년은 대한민국 승리의 역사였고 자유세계의 수호자인 팬텀이 도입되자 대한민국은 단숨에 북한의 공군력을 압도했으며 팬텀은 사라지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6세대 전투기와 함께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으로 팬텀을 도입한 국가는 11개국으로 현재는 튀르키에, 그리스, 이란이 운용하며 우리나라가 이번에 퇴역했고 다른 나라의 팬텀도 수년 내 퇴역할 것이다. 필자는 어릴 때 평택 K-55 미 공군기지 인근에서 자라 팬텀이 이륙할 때 웅장한 엔진소리와 뒤에서 내뿜는 거대한 불덩어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그 연유로 비행기•헬기 조종사가 되어 비록 팬텀기는 조종하지 않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영공을 지킨 팬텀에 감동하여 그 역사를 찾아 글을 쓴 것이다. 

 

팬텀기는 1969년에 최초 도입되어 ‘미그기(MI-21) 킬러,’ ‘하늘의 도깨비’로 불리며 대한민국 영공수호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였다. 팬텀기는 미국의 ‘맥도널드 더글러스’ 회사가 자비로 개발한 항공기로 미국, 영국, 이란에 이어 4번째로 우리나라에 도입되었으며 아시아에서는 최초였다. 팬텀기는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전투기 중의 하나로서 총 5,195대가 생산됐다. 생산 후 지속적으로 개량하여 항속거리가 길고 무장이 많고, FH 레이다를 탑재하고, 2인 조종사가탑승하는 복좌형으로 개선했으며, 항공모함에 탑재하기 쉽게 날개도 개선했다.

 

특히, 2001년도에 AGM-142 ‘Pop Eye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운용하도록 개조한 것은 북한이 대규모 도발을 했을 경우 언제든지 보복 가능하여 북한이 두려워했다. 팝아이는 이스라엘 공대지미사일로 최대 112km 떨어진 목표물을 1m 이내의 정확도로 타격할 수 있다. 무게가 1,300kg이고 350kg인 탄두를 장착해 2m 두께의 철근 콘크리이트를 관통할 수 있고, TV카메라와 적외선 유도장치를 장착하여 정확도를 높였다. SLAM-ER(사거리 278km)과 TAURUS(사거리 500km)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공군이 장거리 북한의 전략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무기였다.

 

    <축하화환을 받고 명예롭게 퇴역한 F-4팬텀(Phantom)전투기>


팬텀기가 한국에 도입된 계기는 1968년 1월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사건과 미국 푸에블로호 피납사건,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등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가 시발점이었다, 이러한 안보 속에서 베트남 전쟁에 대규모 국군파병을 결정하면서, 그 공백으로 북한의 남침을 제대로 방어하기 어렵다는 논리로 최신•최강의 전투기인 팬텀 한국 도입을 미국에 요구했다, 우리 공군은 F-5A 경전투기와 P-51무스탕으로 북한의 MIG-21전투기에 비해 열세했다. 

 

그런 중에 1969년 4월, 북한이 미 해군 정찰기 EC-121를 격추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정찰기는 주기적으로 일본에서 이륙하여 소련 극동군과 북한 동북쪽 지역을 정찰했다, 북한은 평남 북창기지의 MIG-21을 분해하여 야간열차로 어랑기지까지 수송하고 천막 안에서 조립•대기했다. 정찰기가 예측한 경로에 도달하자 초저고도로 접근하다가 급상승해 공해상에서 비행하던 정찰기를 격추했고 승무원 31명이 희생되었다. 북한의 이 도발은 미국이 우리나라에 팬텀을 제공할 것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최신형 전투기는 최고의 전략무기이므로 미국이 우리나라를 혈맹으로 인정한 것이다. 1969년 8월 우리 공군 조종사들이 집접 조종하여 태평양을 건너 대구 비행장에 착륙했다. 미국이 F-4D 18대를 무기한, 무상임차 해주어 공군 제151 전투비행대대로 F-4 팬텀부대가 창설됐다. 정부는 1973년부터 방위성금을 모금하여 1975년에 팬텀 5대를 추가로 구입해 전투기 전면부에 ‘방위선금 헌납기’ 라는 문구를 새겨넣어 국민께 보고하는 형식으로 헌납식을 가졌다.

 

그동안 팬텀기의 주요 활약상은 1.1971년 소흑산도에 침투한 무장간첩선 격침 2.소련의 핵잠수함 식별과 차단임무, 3.중공 및 소련기의 영공침공 방지 등이며 24년 7개월 동안 88,000시간 무사고 비행을 하였다. F-4 팬텀기의 압도적인 위용과 지축을 울리는 엔진음은 국민들과 조종사•정비사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

 

팬텀기의 후속 전투기는 새로 개발되는 KF-21 전투기로 대체될 예정이다. 동시에 KF-16, FA-50, F-15K, F-35A가 대한민국의 영공을 책임질 것이다.

 

(참고:국방외교저널 2024 5호, 6호, YTN 사이언스 역전의 잇슈 팬텀맨들의 빛나는 조종술 202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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