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29일 경주에서 열린 정상 회담을 계기로 약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관세 조정을 핵심으로 한 무역협상에 사실상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펙 정상회의의 ‘리더스 만찬’에 참석해 “우리는 합의를 이뤘다”(We did reach a deal)고 말하며 “한국과 성공적인 회담을 가졌다. 많은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생산적인 회의였다”고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는 한국 제조업계의 수출 환경 개선과 미국의 전략 산업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이 중 약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조선·해양 산업 협력 형태로 집행할 예정이며 미국이 적용 중이던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 25%가 15% 수준으로 조정된다.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한국 기업이 불리한 조건을 적용받지 않도록 예외를 인정했다.

이번 협상은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적용하며 한국 수출 기업에 압박을 가해온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갖고 있어 이번 합의가 제조업과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미국 측은 동맹국과의 무역·투자를 강화하며 중국 등 경쟁국 대비 공급망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국내 제조업계는 미국 시장 진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투자 집행과 정책 실행이 계획대로 이루어질 경우에 한해서 실질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미국은 이번 합의를 통해 전략 산업 보호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다가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협상 타결은 공식 서명 전 단계로, 구체적 협정문과 이행 일정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양국 경제와 산업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후속 실행 여부가 향후 실제 성과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미 양국이 최종 합의한 관세협상에 대해 “내란으로 혼란했던 우리 경제에 정말 단비 같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