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관세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 정부는 관세 대응을 위해 산업부 · 중기부 수출바우처 규모를 지난해 1,679 억 원에서 올해 3,630 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 그러나 주소 , 연락처 , 제품까지 동일한 사실상 ‘ 한 사업체 ’ 가 사업자를 나눠 중복 지원을 받는 사례들이 확인됐다 .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 (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 대전 동구 ) 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 이하 코트라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 이하 중진공 ) 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 일부 기업이 특수관계 ( 가족 ) 로 얽혀 있으며 , 같은 사업장이나 동일 건물의 위 · 아래층에 각각 다른 사업자를 등록해 지원금을 나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정부와 지자체가 유사 사업 간 중복신청을 금지하고 교차 검증하고 있지만 , 같은 사업 내에서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
수출바우처 지원 사업은 수출 중소 · 중견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홍보 , 마케팅 , 기술개발 , 전시회 참가 등 수출과정에서 필요한 서비스에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 수출지원기반활용사업 모집 공고에 따르면 , 이미 다른 수출지원 사업에 참여해 협약이 종료되지 않은 경우 , 기업은 신청 제외 대상이 된다 . 이는 더 많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 이와 마찬가지로 수출지원기반활용사업 관리지침에 따라 사업별 지원 제외 대상 기업의 특수관계기업 또한 당해 사업연도 사업을 신청할 수 없다 . 특수관계기업은 대표자가 동일하거나 , 가족이거나 ,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법인이나 단체를 말한다 .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도의 취지를 ‘ 기업 쪼개기 ’ 방식으로 우회해 중복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 장철민 의원실이 코트라 수출바우처 지원 내역을 검증한 결과 , 동일 주소나 동일 연락처를 사용한 중복지원 의심 사례 4 건을 확인했다 . 정산보고서 분석한 결과 , 같은 제품을 판매 · 홍보하고 , 동일 담당자를 기재하는 등 사실상 한 사업체가 두 번 지원 받은 것으로 판단됐다 .
중진공 역시 의원실의 요청에 따라 자체 점검을 실시한 결과 , 2022 년부터 2025 년까지 중복지원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총 68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 연도별로 2022 년 10 건 , 2023 년 14 건 , 2024 년 14 건 , 2025 년에는 30 건으로 , 예산이 증가할수록 사례 수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 중진공이 이들에게 지원한 금액만 총 24 억 원이며 코트라와 중진공의 중복 사례까지 포함하면 총 80 건으로 추정된다 . 이는 단순 분석을 통해 확인된 것으로 , 실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높다 . 의원실이 코트라 사업에서 파악한 C, D 기업은 올해 중진공 사업에도 다시 선정돼 약 8 천만 원의 바우처를 추가로 받았다 .
이 같은 허점은 통합관리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 코트라 수출바우처 예산은 최근 4 년간 477 억원에서 1,457 억으로 약 3 배 이상 증가했지만 , 관리 시스템 예산은 오히려 6.1 억 원에서 5.78 억 원으로 줄었다 . 현재도 신청 내역을 수작업으로 대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예산과 지원대상 모두 확대됐지만 , 경쟁률은 22 년 2.1 대 1 에서 24 년 7.7 대 1 로 급증하여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
장철민 의원은 “ 관세 대응을 위해 예산을 늘리는 건 불가피하지만 , 예산이 늘어날수록 관리 체계도 그만큼 정교해져야 한다 ” 며 “ 형식상 다른 사업자가 아니라 , 실질적으로 동일기업인지 판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 수출지원 사업 전반에 걸친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 고 밝혔다 . 이어 “ 과거에는 허위 서류를 통한 단순 부정수급이 문제였다면 , 이제는 회사를 쪼개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는 편법으로 변화하고 있다 ” 며 “ 대외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 지원체계의 구조적 개선 없이는 문제가 반복될 것 ” 이라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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