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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혁신위 또 좌초하나?...'인적쇄신안, 몰매 맞았다'
  • 이진별 편집장
  • 등록 2025-07-17 17: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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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혁신위로 임명된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강력한 인적쇄신 카드를 내밀었다. 송언석,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 등에 대해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라고 요…

'혁신'속에는 원래 ‘혁신’ 없다. 국민의힘은 지난 10여 년간 다섯 차례나 ‘혁신위원회’를 띄웠지만, 혁신은커녕 구태의 반복만을 보여줬다. 홍준표, 최재형, 인요한, 안철수 그리고 최근에는 윤희숙 혁신위까지, 이름은 달라도 결과는 별로 성과가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로 민심이 크게 흔들리자 당시 새누리당 대표였던 홍준표는 ‘혁신’을 외치며 첫 혁신위를 띄웠다. 그러나 계파 갈등과 미온적인 지도부 반응 속에 흐지부지 막을 내렸다. ‘혁신’이란 구호는 외쳤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다. 말잔치에 불과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다시 혁신이 소환됐다. 감사원장 출신이자 정치 신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재형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공천 시스템 개혁과 당 운영의 투명성을 외쳤다. 그러나 혁신위 활동은 중간보고 이후 힘을 잃었고, 국민의힘의 체질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외부의 기대도, 내부의 저항도 그를 압도했다.


세 번째 혁신위는 2023년 말, 당은 총선을 앞두고 위기의식을 느꼈고, 외부 인사로 연세대 의대 교수인 인요한 박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구체적인 ‘용퇴론’을 꺼냈다. 중진은 험지로 가고, 윤핵관은 물러나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지만 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장제원, 이철규 등 이른바 윤핵관 그룹은 “누가 누구를 평가하냐”며 반발했고, 지도부는 끝내 혁신안을 이행하지 않았다. 


2025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안철수 의원에게 혁신위를 맡겼다. 안 위원장은 “사망 선고 직전의 의식불명 상태”라며 해체 수준의 혁신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혁신위원 선임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으로 안 위원장이 사퇴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혁신위로 임명된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강력한 인적쇄신 카드를 내밀었다. 송언석,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 등에 대해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윤 위원장은 17일 비대위에 참석한 후 자신의 혁신안에 대해 당 지도부가 “다구리(몰매를 맞았다)당했다”며 강한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거부되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혁신위가 단지 민심을 달래는 이벤트로 소비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당의 체질을 바꾸려면 지도부 스스로 권한을 내려놓는 자기희생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국민의힘은 결국 아무 것도 변화시키지 못한 혁신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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