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올가미》의 윤소정,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 《장화, 홍련》의 염정아, 《하녀》의 전도연 — 이 네 여성 캐릭터는 각기 다른 얼굴로 한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품고 있다. 이들을 단지 ‘악녀’로 부르는 것은 충분치 않다. 그들은 우리가 꺼려왔던 여성의 분노이며, 억압의 부산물이며, 구조화된 폭력의 상징이다.
📍 윤소정 – 《올가미》(1997)
윤소정이 연기한 ‘정순’은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무서운 ‘시어머니’로 기억된다. 며느리를 향한 사랑과 지배욕이 뒤섞인 병적인 모성애는, 결국 가정을 올가미처럼 옥죄는 장치가 된다.
정순은 전통과 가족제도의 억압이 낳은 괴물이다. 겉은 단정하고 정숙하지만, 그녀의 말 한 마디, 눈빛 하나가 며느리의 정신을 무너뜨린다. 이 캐릭터는 ‘악녀’라기보다, 사회적 통념이 만든 비극의 화신에 가깝다.
📍 이영애 – 《친절한 금자씨》(2005)
‘친절한’이라는 수식어와 달리, 금자는 철저하게 계산된 복수의 화신이다. 그러나 그녀의 복수는 개인적 분노를 넘어서 구조적 악을 응징하는 공동체적 폭력으로 확장된다.
이영애의 금자는 한국 영화 악녀 중 유일하게 관객의 동정을 받는다. 왜냐하면 그녀의 ‘악’은 우리가 외면해온 정의의 다른 얼굴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묻는다. “착하게 살면 뭐하니?”
📍 염정아 – 《장화, 홍련》(2003)
염정아의 새엄마는 눈에 띄는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의 존재는 침묵과 냉정으로 스며드는 공포다.
《장화, 홍련》은 한 소녀의 정신 붕괴를 다룬 심리극이자, 동시에 가족 내부의 권력 다툼을 은유하는 작품이다.
염정아는 이 영화에서 가족의 외피를 쓴 타자로 기능한다. 그녀는 이질적이고 무서운 존재이지만, 사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철저히 고립된 또 하나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 전도연 – 《하녀》(2010)
《하녀》 속 전도연은 기존 하녀 캐릭터의 피해자성을 뒤집고, 오히려 권력의 공모자이자 파괴자로 변모한다. 이 영화에서의 ‘악’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다. 계급, 자본, 권력, 성 — 모든 불균형이 한 여성의 몸을 통해 드러난다.
전도연은 말없이 무너지고, 다시 복수의 불꽃을 일으킨다. 그녀의 절규는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억눌린 다수의 함성처럼 들린다.
이 네 명의 캐릭터는 모두 ‘악녀’로 불리지만, 단지 ‘나쁜 여자’는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한국 사회가 만들어낸 여성의 그림자다. 윤소정의 시어머니, 이영애의 금자, 염정아의 새엄마, 전도연의 하녀, 이들은 단지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아니다. 그들은 사회가 억누르고, 잊고 싶어 하며, 그러나 결코 지울 수 없는 얼굴들...서늘한 여름 한번 만끽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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